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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6R. 대구FC 울산전을 마치고]

2018.06.21


보릿고개에 한파까지 겹쳤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한 평일 야간 경기는 피 농사임을 477명의 관중이 증명한 경기였으며 그라운드 또한 응원석 만큼이나 활발하지 못했다.

선발진은 낯설지 않았다. 용병 듀오가 빠졌지만 애달지 않았다. 그들의 지난 경기력을 볼 때 팀을 위기에서 구할 만큼의 신뢰를 주진 못했다.

토종화된 세징야를 제외하고 전원 국내파로 일레븐을 꾸렸다.
1선은 대학 무대에서 득점력으로 두각을 나타낸 후 2016년 영남대 재학 중 대구FC에 입단한 젊은 피 김경준의 득점력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 경남FC전 윙백으로 수고한 고승범과 세징야에게 2선을 맡겼다. 3선의 중원은 리베로역의 홍정운과 황순민, 박한빈이 책임졌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에서 돌아온 오광진과 붙박이 정우재가 윙백으로 중앙은 한희훈과 김진혁을 투입하여 지난 경기에서 검증된 포백으로 진용을 갖추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울산 현대는 우리를 철저히 분석하고 대구로 왔다. 그들은 흡사 잘 훈련된 킬러 같았다. 전반은 1.5군을 로테이션 시키며 우리 선수들의 기력을 소진 시켰다. 후반 우리 선수들이 전반의 피로를 느낄 때쯤 정예 검투사 박주호, 주니오, 오르샤를 차례로 투입하며 승부를 매조졌다.

전반은 서로 교전 없이 시종일관 탐색전을 벌였다. 울산도 쉽게 올라서지는 못했다. 간간히 역습으로 숨통을 조일뿐 전면적인 압박은 없었다. 그것이 울산의 작전이었다면 우린 그들의 계략에 말린 것이 후반에 증명되었다. 그들의 정예군이 속속 투입되어 압박을 가할 때 우리 선수들은 차례로 경련을 호소하며 트레이너를 불러 들였다. 승부는 예견되었다. 울산의 돌아온 해외파 박주호의 발끝은 수시로 우리를 위협했다. 후반 21분 그들의 마지막 카드인 해결사 오르샤가 투입되어 우리 진영을 휘저을 때쯤 승리의 추는 울산으로 기울었다. 후반 34분, 44분 오르샤와 주니오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고 우리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우리는 경기 내내 일정한 속도로 뛰어다니며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마라톤 선수를 원하지 않는다. 어슬렁거려도 좋다. 문전에서 골 냄새를 맡고 본능적으로 달려드는 하이에나를 원한다. 무승 꼴찌 팀의 절박함이 묻어나지 않는다. 혹여 패배에 길 들여 질까 두렵다. 고참은 고참답지 못했고 신예는 신예답지 못했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에이스가 없었고 뻥축구가 부활되었다. 전방으로 연결되는 패스는 목적이 불분명하여 세 선수 이상 연결되지 못했다. 상대의 압박에 번번이 차단되었고 두 번의 실점 역시 공격 과정에서 차단된 패스가 빌미가 되었다.

유일한 위안이라면 후반 14분경 투입된 김대원의 활약이었다. 그로 인해 패스가 전방으로 공급되었고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인저리 타임때 날린 그의 터닝 슛이 없었다면 미숫가루를 한 입 가득 물고 물을 마시지 못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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