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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R 제주전을 마치고 ]

2018.06.21

큰물 진 운동장에 태풍까지 불었다. 네 경기 다섯명의 공격수가 퇴장 당하며 불행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경기는 두 명의 선수가 경기 중 그라운드를 떠났다. 제주와 샅바 싸움도 못해 보고 1:4로 졌다.

전반 12분 참사가 발생하기 전 까지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골 문 안에서 상대의 슛을 팔로 막은 김진혁의 본능적 행동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수가 있을 자리는 아니였다. 퇴장과 실점을 동시에 당하며 팽팽하던 경기가 한순간에 기울었다.

신갈고를 졸업하고 U -18 대표를 거친 임재혁의 발굴은 유일한 위안거리 였다.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23분경 수비 두 명을 앞에 두고 자신의 힘만으로 만들어 낸 동점골은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스킬이자 K리거1의 데뷔골 이었다. 동점골 이후 숫적 열세속에 제주의 공격이 빗발쳤지만  조현우의 선방 으로 간신히 버텄다.
전반 종료 5분 전 정치인의 경고 누적에 의한 퇴장은 숫적 열세에 따른 피로강도의 임계치 도달이었다.

후반전 차,포를 뗀 11:9의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운동장은 이미 기울어져 반만 사용되었다. 실점 최소화가 관건이었다. 수세 중 임재혁, 황순민, 정우재의 기습 침투가 있었지만 지원해 줄 공격수 자리에 제주 수비수가 먼저 자리잡고 있었다. 후반 14분경 진성욱에게 내어준 헤딩 결승골은 중과부적이었다. 혹시나 하던 실낱같은 희망은 임재혁의 부상과 함께 물거품이 되었다. 어린 나이에 가장 노릇을 하며 희망을 주던 임재혁이 후반 22분경 가슴을 잡고 쓰러지는 순간은 침몰하는 배의 선미가 모습을 감추는 것을 지켜보는 심정이었다. 더 이상 기대도 희망도 가질수 없었다.
교체 멤버 3명을 차례로 투입하여 용을 썻지만 제주에게 위협을 줄 만큼 위력적이지 못했다. 호벨손, 진성욱, 권순형이 시즌 첫 골 맛을 보며 즐기는 그들의 골 축제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즌 성적으로 증명된 하위권팀이 취할 전술은 단순하다. 선 수비 후 공격이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방법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몇년간 수비를 전담하던 선수에게 최전방 공격을 맡겼다. 지난 경기 녹슨 칼로 요리를 망친 기억을 반면교사 삼지 않았다.

수비수 김진혁을 공격수로 반복하여 기용하는 것은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올 2월말 박태홍과 맞 임대되어 부산에서 이적한 박병현을 김진혁 자리에 투입했다. 그는 올 시즌 동계훈련을 함께 하지 못해 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수비 조직력이 중요한 강등권팀이 검증된 수비수를 용도 변경한 것은 가드를 내린 복서의 무모한 도발과 다를게 없다.

지고 있는 경기의 교체 투입도 소극적이었다. 오광진 대신 투입한 김우석도 임재혁 대신 투입한 전현철도 판을 엎을 카드는 아니였다. 그나마 한희훈 대신 고승범을 투입하여 실점 만회를 기대했지만 세련되지 않는 볼터치는 중원에서 차단되어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강원전 이후 허무하게  당한 3연패는 홈 팬들에게 김빠진 맥주를 제공하고 있는 격이다. 주말 경기 790명의 관중은 손님의 발 길이 멀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주방장의 레시피 개발이 한계에 봉착했다. 더 이상 설 익은 밥을 먹고 싶지 않다. 단골 손님 더 잃기 전에 교체를 검토할 시점이다.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스포터즈 '그라지예' 덕분에 운동장의 적막함은 걷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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