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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안상영의 축구다시보기-대구FC 6R 성남전

2019.04.08



아ᆢ 김진혁

잡은 고기도 컸지만 놓친 고기는 더 커 보였다.

검은색 훈련복을 입고 나온 성남 선수들의 표정에서 부러움과 초조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연패를 당하고 싶지 않음은 워밍업 과정의 엄숙함으로 표현되었다.

6일 홈에서 벌어진 6R 경기는 1대1로 승부를 가르지 못했지만 원정 승점을 획득한 성남의 판정승이다.

직전 주중 경기와 이번 경기 동시 선발 출전 숫자는 11대6 이었다. 대구는 변함없이 소수 정예를 택했고 성남은 선수 가용의 폭을 넓혔다.

성남은 5경기 연속 장갑을 낀 주전 골키퍼 김동준을 쉬게 하고 전종혁을 기용했다. 공격수 김현성 또한 첫 선발 출전이었다. 지난 경기 대비 5명의 선발을 바꾼 출전 선수 명단에서 남기일 감독의 고민 흔적을 읽을 수 있었다.

전력이 노출된 대구를 상대로 성남은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왔다. 주중 인천의 패인이 허리의 열세임을 파악하고 주 화력을 중원에 집중시켰다.

성남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1분 만에 세징야가 중원에서 차단 후 역습을 감행했다. 당황한 성남은 경고를 두려워할 여유가 없었다. 세징야 존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홈 팬들의 기대치는 높았지만 주운 지갑마다 현금이 들어있지는 않았다.

13분경 성남의 절묘한 프리킥이 골망을 가르며 홈팬들에게 침묵을 강요했다. 성급한 공격수 덕분에 업사이드로 판정되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16분경 김대원이 첫 포문을 열었다. U-23 대표로 차출되어 동료들보다 원정 두 경기를 더 뛴 그의 체력을 걱정했지만 발끝은 살아 있었다.

친정팀을 상대로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던 에델이 39분경 조현우를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골 세러머니를 절제하며 실수한 옛 동료와 친정 팬들을 배려하는 성숙함을 보여주었다.

6년 만에 만나는 싸움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기 싫은 양 팀은 중원에서 한 치도 물러섬 없는 공방이 계속되었다. 철 지난 미나리처럼 부드럽지 못했던 전반 경기는 0대1로 뒤진 채 종료되었다.

홈에서 전반을 압도하지 못한 안드레 감독의 후반 전술이 궁금했다. 2분 만에 근육을 다친 정승원 대신 박한빈을 투입하며 윙백 김준엽을 전진시키는 변화를 줬다. 15분경에는 다리오를 투입하여 용병들의 호흡을 기대했다.

18분경 세징야가 이름값을 했다. 탁월한 볼 간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골 문으로 볼을 올렸다. 지난 경기 골 맛을 본 김진혁의 본능적인 헤더가 골문을 향했다.

DGB대구은행파크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세징야는 전 경기 공격포인트를 이어갔고, 김진혁은 연속 경기 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순위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동점골 후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양보없는 공방전이 지속되었다. 전광판 시계가 멈추고 심판의 손이 입으로 갈 즈음 츠바사의 크로스가 골문을 향했다. 김진혁이 점프를 했다. 골임을 직감한 홈팬들이 반쯤 일어섰지만 야속하게도 골대는 생각만큼 넓지 않았다. 추가 시간에 놓친 극장골의 아쉬움은 동점골의 감흥마저 희석시켰다.

계속되는 강행군을 치르는 선수들이 안쓰럽다. 승격 팀을 상대로 연승을 이어가지 못한 것은 공이 둥글기 때문이다. 홈 무패 행진과 4경기 연속 매진으로 위안 삼았다.

4월 20일 8R 홈경기 전까지 11일 동안 시즌 최악의 일정이다. 아챔 히로시마 일본 원정 그리고 K리거1 수원 삼성과 FA컵 수원FC 국내 원정은 천리 행군을 방불케 하는 고난의 여정이다. 갓바위라도 오르고 싶다.

대구FC엔젤클럽 안상영 엔젤(광진종합건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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