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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안상영의 축구다시보기-대구FC 2R 제주전

2019.03.22


천만 영화의 시사회를 다녀왔다. 주인공은 대구FC 전사들이었다. 잘 차려진 무대에서 메소드급 연기를 선보였다.


첫 미팅 가는 길 보다 흥분되었다. 신설 전용구장의 개막전, 거칠 것 없는 팀 성적, 생애 이런 호사는 다시 누릴 수 없을 것 같았다. 역사의 주역이 될 정예 스타팅 멤버가 궁금했다.


우려했던 잔디의 착상은 양호했다. 결에 맞춰 재단된 잔디는 종,횡 다른 무늬를 자랑하며 선명하고 짙었다. TV로 보던 EPL 구장이 부럽지 않았다.


1시 5분경 제주 선수들이 워밍업을 시작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시즌 열세인 제주는 우리 팀의 피로에 기대를 거는 듯했다.


10분 후 우리 선수들이 모습을 보였다. 간단한 몸 풀기를 거쳐 수비수와 공격수로 나뉜 5대5 미니 게임으로 본 경기의 숨길을 튀웠다.


장내 아나운서는 서포터즈 그라지예와 함께 박자와 구호를 맞추며 그라운드를 예열했다. 1시 40분, 지역의 귀빈들이 신설 경기장 개장 테이프 컷팅을 했다. 경기장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등 축구계 VIP들이 총출동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인사말은 자신에 차 있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구단주 다웠다. 축사를 한 김태오 대구은행장이 "웰컴 투 DGB파크" 그리고  "축구는 디팍"을 소리 높여 외쳤다.


안드레 감독은 FA컵 우승을 일군 필승 정예군에 김준엽을 보강시켜 선발진을 구성했다. 12,000 관중석은 소나기 후 논에 물들어 오듯이 순조롭게 채워지고 있었다.


폭죽과 함께 배지숙 시의회 의장의 개막 선언이 장내에 메아리쳤다. 2시 정각 내빈들의 시축으로 전용구장 시대의 막이 올랐다.


2시 1분 역사적인 휘슬이 울렸다. 개막 구장 첫 번째 슛은 에이스 세징야의 몫이었다. 6분경 다시 세징야의 슛이 이어졌다. 제주의 반격으로 찌아구에게 슛을 허용했지만 위력적이진 않았다.


우려했던 원정 피로는 보이지 않았다. 노장 김준엽의 헌신이 돋보였다. 팀 내 K리그 최고 경력의 선수답게 제주 선수들의 대시를 관록과 몸싸움으로 제압하며 젊은 선수들의 투지를 불러일으켰다.


37분경 대승 카드 김대원과 정승원이 상대를 압박했다. 전반 최고의 찬스였다. 정승원의 슛이 골키퍼 맞고 나오자 지체없이 김대원의 슛이 골망을 갈랐다. VAR 판정으로 취소되었다.


전반을 득점없이 비겼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공방을 벌였지만 간담이 서늘해진 제주의 압박 강도는 느슨해졌다.


교체 없이 후반이 시작되었다. 초반 세 차례의 코너킥을 연이어 허용하며 긴장했지만 그뿐이었다. 58분경에는 골문에서 프리킥을 허용했지만 홍정운의 한 발 앞선 헌신으로 위기를 넘겼다.


시즌 첫 승을 염두에 둔 제주는 59분 찌아구 대신 김호남을 투입하여 공세를 강화했다. 63분 측면을 돌파한 김호남에게 완벽한 찬스를 허용했지만 철벽 수문장 조현우의 선방에 제주는 통곡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위기 뒤에 찬스가 왔다. 67분 김대원이 속공으로 찬스를 만들었다. 세징야와 리턴 패스를 주고받은 후 강력한 슛을 날렸다. 몸을 던진 수비벽에 맞혔다.


경기장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70분경에는 감기 몸살로 동계 훈련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해 컨디션이 완벽하지 못한 정승원이 팀을 위해 사력을 다한 후 류재문과 임무를 교대했다.


교체로 전열이 정비되기 전 두 차례의 위기를 맞았다. 불안하지 않았다. 선산 지킴이 홍정운과 투캅스 김우석, 박병현 그리고 믿고 보는 조현우가 있기 때문이다.


76분경 조현우의 빠른 빌드업이 최전방의 에드가까지 단숨에 연결되었다. 페인트 모션에 골문이 반쯤 보였다.


에드가는 침착했다. 그는 풋내기처럼 서두르지 않았고 헛 힘을 써지도 않았다. 넘어지며 가볍게 빈 곳으로 밀어 넣었다.


역사를 만들었다. 새 구장 첫 골의 영광은 에드가의 몫이었다. 그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 올릴 자격이 충분했다.


세징야의 종횡무진과 에드가의 헌신으로 우리는 매 경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선제골을 습관처럼 넣고 있다.


78분 임무를 다한 황순민 대신 장성원을 투입하여 중원의 점유율을 양보하지 않았다. 제주는 81분 김성주 대신 임찬울을 교체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DGB파크 최초의 파도타기 응원이 펼쳐지며 승리의 여신은 홈팀에게 미소 짓고 있었다.


85분 김대원이 한 차원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 평소 루틴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플레이로 제주 수비 두 명을 한 모션으로 따돌리고 공간을 확보했다.


그의 전매특허인 오른발이 불을 뿜었다. 올 시즌 최고의 골을 선보이며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었다. 올림픽팀 김학범 감독 앞에서 벌인 골 시위는 보너스였다.


그의 쇄기골에 터진 12,000 관중의 환호는 대구를 흔들었다. 멜버른의 아픈 기억을 지우고도 남았다. 87분 츠바사를 쉬게 하고 한희훈을 투입하여 제주의 간헐적 반항을 봉쇄시켰다.


경기는 끝났지만 쉽사리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승리의 여운을 즐기고 싶었다. 우려했던 새집 증후군은 없었다. 새 구장의 품격에 맞는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의 헌신에 감사한다. 멋진 용병술로 기분 좋은 리그 첫 승을 일군 안드레 감독과 동절기 객지에서 노심초사한 구단 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린다.


역사 만들기는 진행 중이다.


대구FC엔젤클럽 안상영 엔젤(광진종합건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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