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3
대구FC는 11일 서울 원정에서 잘 싸웠지만 승점을 얻지 못했다.
수도권 팀과 최고 화제의 팀이 맞붙은 경기답게 전국 축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시즌 2위 기록인 2만 3000여 명의 관중을 불러들였다. 주중 한 경기를 더 뛴 대구의 젊은 선수들은 지방 시민구단이라고 주눅들지 않았다. 대선배 박주영 앞에서도 당당했다.
대구는 세징야를 리저브로 두고 경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양보했던 점유율도 우위를 점했다. 수비엔 머뭇거림이 없었고 공격엔 망설임이 없었다.
자신감은 충만했다. 체력 안배 또한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승점 3점을 의심하지 않았다. 곧바로 선수들이 응답했다. 전반 12분경 김우석이 선취골을 넣었다. 수비수들의 득점 행진이 이어졌다. 되는 팀의 특징이다.
득점 2분 후 서울의 역습에 프리킥을 허용했다. 박주영의 짧은 킥에 황현수가 대시했다. 수비 과정에서 황순민이 넘어지며 공백이 생겼다. 실점보다 수비수간 동선 꼬임에 의해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아팠다. 연속 경기 무실점 행진이 멈추는 순간이었다. 경기는 원점이 되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눈을 돌릴 수 없는 공방을 거듭하던 22분경 에드가가 경고를 받았다. 에드가는 동작은 크지만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35분경에는 중원 사령관의 발목이 잡혔다. 한국 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히는 걸 경계하는 츠바사 역시 거친 선수가 아니다. 곧이어 팔공 산성의 한쪽 벽 마저 허물어 졌다. 공중볼 경합을 한 정태욱에게 경고를 줬다.
전반 40분경에는 주 득점 루트인 김대원의 발목에 족쇄가 채워졌다. 상대 선수를 배려한 점프 과정에 스친 접촉을 빌미로 카드를 내밀었다.
정태욱, 츠바사, 에드가, 김대원은 팀의 세로 축이다. 식물의 줄기에 해당하는 부분에 손상을 입힌 격이다.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 생각하며 전반을 마쳤다.
현미경을 들고 보던 판정이 후반엔 안대로 가리어졌다. 상대 선수에게 팔꿈치로 가격 당한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선혈이 낭자한 정태욱을 주심은 보지 못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 부상으로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촌음을 다투
는 시간에 유니폼에 묻은 혈흔을 핑계로 선심은 입장을 제지시켰다.
프로축구연맹은 구단 관계자들의 판정시비에 재갈을 물려 놓았다. 연맹으로부터 받을 불이익을 모를 리 없는 안드레 감독도 작심 발언을 했다.
전 언론은 서울의 승리를 메인으로 장식하며 서울찬가를 불렀다. 전국의 축구팬들은 심판진의 노골적인 특정 팀 봐주기를 질타했지만 편파적인 판정을 지적한 매체는 보지 못했다.
산술적 승점은 매 경기 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는 서울이 가져갔지만 전국의 축구팬들 마음 속 승점은 대구가 챙겼다.
대구FC엔젤클럽 안상영 엔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