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6
대구FC는 24일, 폼이 좋은 강원FC를 상대로 막강 공격진을 앞세워 3대1로 승리하며 연승과 함께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 4위를 되찾았다.
경기 시작 전 류재문의 100경기와 박기동의 200경기 출전 축하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DGB파크를 극장으로 만들었다.
출전 명단에서 풍성한 경기를 예상했다. 명불허전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고 정태욱이 중앙 수비수로 기용되었다. 좌,우에는 김우석과 박병현이 쓰리백을 완성했다. 김동진과 정승원이 좌,우 윙백으로 수비와 공격 임무를 동시에 부여받았다.
중원은 예비역 듀엣 김선민과 황순민의 '민민' 콤비가 공수 밸런스를 조율했다. 전방의 골 사냥은 김대원과 에드가, 세징야가 각자의 주특기로 강원의 골문을 노렸다.
양 팀이 수비를 촘촘히 하고 공수 간격을 좁힌 채 중원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하던 전반 4분경, 김선민의 재치가 번득였다. 에드가의 침투에 맞춰 수비수와 경합하는 패스를 전방으로 찔러주었다. 한 발 앞선 수비수가 위기를 차단했지만 강원의 성가심은 자제시켰다.
전반 9분경 강원 수비수가 자기 진영에서 우리 공격수의 압박을 벗어나고자 중원으로 연결한 공을 한 발 먼저 가로챈 정태욱이 전방으로 투입했다. 가슴 높이로 날아오는 공을 침착하게 트래핑한 에드가는 빈 공간으로 연결했다.
아홉수 징크스와 연이은 PK 실축으로 의기소침해 있던 세징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키퍼를 속이며 선취골로 연결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첫 골이 터지자 관중석은 하늘색 빛으로 물들었다.
전반 16분경 또 한 번의 역습 찬스가 왔다. 우리 진영에서 연결한 공을 세징야가 강원 수비수들을 우측으로 쏠리게 드리블한 후 좌측에서 파고들던 김대원의 발밑으로 밀어주었다. 오른발 감아 차기로 70일 만에 골맛을 본 김대원은 가슴앓이하던 골 변비를 단숨에 해소했다.
추가 실점 후 추격골이 절실했던 강원의 공세는 강화되었고 우리 문전은 혼란스러웠다. 천적 관계 해소를 위해 시골버스를 타고 원정 경기장을 찾은 강원 오렌지 응원단의 함성은 절규에 가까웠다.
리드하고 있지만 전반 2대0은 안심할 수 없는 점수임을 아는 팬들은 조바심을 숨길 수 없었다. 강원의 거친 공세를 조현우가 연이어 선방하자 세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7분 상대 공격을 차단한 김선민이 재빨리 에드가에게 전달했다. 에드가는 쇄도하던 세징야에게 연결했다. 수비보다 한 발 앞서 드리블해 들어간 세징야는 강원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고 골문 좌측에 꽂히는 강슛으로 골을 만들었다.
사이드 피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던 강원의 김병수 감독은 3골을 허용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벤치로 돌아와 위기관리 매뉴얼을 급하게 펼쳐보았다.
전반 종료 5분 전 좌측에서 강원 윙백들의 전진을 차단하며 공격수들에게 지원 사격을 하던 김동진이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강원 진영 깊숙이 침투하여 문전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순도 높은 크로스를 감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때 심판의 VAR 시그널과 함께 레드 카드가 주어졌다. 오른발 인사이드 크로스 후 내디딘 발에 강원 선수의 발이 밟혔다. 김동진의 퇴장이 억울한 점도 있었지만 벌어놓은 점수가 많아 담담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후반이 시작되었다. 안드레 감독은 황순민을 퇴장으로 빠진 김동진의 윙백 자리로 이동시키고 세징야를 일보 후퇴시켰다. 대구는 숫적 열세 속에서 점유율은 양보했지만 날카로운 속공을 구사하며 강원의 닥공을 저지시켰다.
강원은 잘 만들어진 독일 기계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며 끊임없이 추격골을 노렸지만 정태욱을 중심으로 재 결집한 수비진은 시즌 초의 견고함을 회복하였다.
빈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던 강원은 후반 33분경 이현식이 골대 맞고 리바운드된 공을 골문으로 밀어 넣으며 3대1로 추격했다.
강원의 일방적 공세를 1실점으로 버틴 안드레 감독은 후반 종료 10분을 남기고 로테이션을 실시했다. 부상당한 김우석 대신 한희훈을 투입하며 손에 쥔 승점 3점을 갈무리했다.
5분 간격으로 히우두와 류재문을 투입했다. 멀티 골과 도움으로 소임을 다하고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세징야와 에드가에게 홈팬들은 기립 박수로 노고를 치하했다.
17R 포항전에서 종료 24분을 남기고 다섯 골을 몰아친 저력을 경험한 강원 응원단은 쉼 없이 '할 수 있다 강원'을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홈팬들 또한 강원의 저력을 알기에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추가 시간 류재문의 패스를 받은 김대원이 상대 수비수를 흔들며 마지막 슛으로 승리의 기분을 만끽했다.
오랜만에 맛본 연승에 팬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11경기 만에 멀티 득점으로 승리한 안드레 감독과 코칭스텝은 가벼운 걸음으로 강원의 코칭스텝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7개 팀이 순위를 변경한 이번 라운드에서 대구는 홀로 연승 행진을 하며 상위 스프릿 순위를 굳건히 했다. 이날 대팍에는 10,534명의 관중이 입장해 열광했다.
대구FC엔젤클럽 안상영 엔젤(착한 건물을 짓는 광진종합건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