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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안상영엔젤의 축구 다시보기-대구FC 34R 울산전

2019.10.21

대구는 홈팀다웠고 울산은 리그 선두다웠다. 20일 벌어진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대구는 1로2로 패했다. 양 팀은 경고 5개를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였지만 추하지 않았다.



대구는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쉼 없이 울산을 다그쳤지만 이길 만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초반 어수선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PK를 허용했다. 지는 경기의 초반 위기관리 능력 부재 현상이 재발되었다. 조현우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개운치는 않았다.



중원에서는 류재문이 김선민과 경기를 조율했다. 초반의 경직을 벗고 순조롭게 경기가 진행되는 듯했다. 23분경 믹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정태욱의 실수가 빌미가 되었다.



실점 후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김대원, 에드가, 세징야의 호흡이 가빠졌다. 짧은 패스와 호흡으로 대구만의 색깔을 표현했다. 실점 후 10여 차례 울산 골문을 위협했다.



다급해진 울산은 최전방의 주니오까지 불러들여 10백으로 전환했다. 볼은 울산 진영을 벗어나지 않았다. 감독에게 자율 슈팅 권한을 부여받은 김대원은 수시로 기회를 노렸지만 울산의 수비진은 선두팀답게 두터웠다.



후반이 시작되었다. 전반만으로 경기를 마치고 싶었던 울산은 심판의 호각소리에 마지못해 경기장에 입장했다.



안드레 감독은 정태욱을 쉬게 하고 황순민을 윙백에 기용했다. 김우석을 센터백으로 이동시키고 김동진을 후퇴시켜  쓰리백을 완성했다. 울산도 이동경 대신 황일수를 투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후반 2분경 김대원이 슛으로 전반의 기세를 이어갔다. 곧이어 중원에서 류재문의 볼을 받은 세징야가 스텝을 조정한 후 반박자 빠르게 슛을 날렸다. 김승규의 두 발이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의기소침해 있던 조현우의 어깨를 가볍게 해 주었다.



울산은 상대 실수로 득점했지만 우리는 완벽한 실력으로 골을 만들었다. 선두 유지를 위해 원정 응원석을 가득 매운 울산 응원단을 침묵시켰다. 경기는 원점이 되었다.



동점 후 경기는 가열되었다. 들소 같은 황일수와 맞붙은 정승원의 패기도 만만치 않았다. 17분경 김대원의 힐킥과 세징야의 예술 컨트롤이 번쩍했다. 2%가 부족했다. 홈팬들은 멋진 눈요기 거리를 놓쳤다.



20분 정승원과 박용우가 격돌했다. 태클당한 김대원을 보고 폭발했다. 선배 김선민이 다독였다. 홀몸이 아님을 각인시켰다. 그는 이제 대구의 몸이다.



34분 류재문 대신 신창무가 투입되었다. 홈에서 승점 1점에 만족하기 싫었던 안드레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신창무가 공격에 가담했다. 선수들의 재배치가 이루어지는 어수선한 순간이었다.



울산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우측을 돌파했다. 김보경이 문전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교체 멤버로 투입된 주민규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대구가 자랑하던 팔공산성이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누구도 탓할 순 없었다. 교체 시점의 급소를 공략한 울산의 노련함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리그 막판 국대 소집은 득 보다 실이 많았다. 명예는 높였지만 실리는 잃었다. '김학범호'의 부름을 받고 온 영건 3인방은 평소답지 못했다. 침착함이 부족했다. 세밀함이 부족했다. 평상심이 부족했다. '맹호부대'의 고엽제 휴유증이 연상되었다.



대구의 패기를 울산이 노련함으로 극복한 경기였다. 지난 시즌 스프릿이 김빠진 맥주였다면 올 시즌 파이널은 수제 맥주를 마시는 기분이다. '파이널A'는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거짓말같은 사실이다. 진 팀이 서울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대구FC엔젤클럽 안상영 엔젤(착한 건물을 짓는 광진종합건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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