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5
지난 3일, 대구FC는 전북에게 0대2로 패했다. 아쉬움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이긴다는 보장은 없었다. 하지만 못 이길 팀은 아니었다. 버거운 상대는 분명하지만 기습 덧걸이 한 판을 기대했다.
36라운드는 팀 순위 변동이 없었다. 지각 변동을 위한 용솟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모든 결정을 뒤로 미루었다. 3주간의 혹독한 방학이 예상된다.
대구는 지난 시즌 스프릿B 경기에서 3승 2무를 했다. 여유 있는 일정을 지켜보며 행복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올 시즌 파이널A는 3경기째 승리가 없다. 수준차를 실감한다. 안타까운 여정이지만 감내 못할 고통은 아니다.
전북은 경기 시작 전 울산이 승점 3점을 수확하는 것을 확인했다. 고생한 한 해 농사가 가을장마에 쭉정이가 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동행한 응원단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구는 베테랑 박기동과 김준엽을 먼저 투입했다. 전반을 버티고 후반에 결정짓겠다는 안드레 감독의 의도가 엿보였다. 야무지게 거머쥔 샷바와 어깨싸움에서는 밀릴 이유가 없었다.
골문을 향한 슈팅은 김대원이 선제 포문을 열었다. 팽팽하던 흐름을 전북의 문선민이 흔들었다. 돌파 후 혼전인 문전에서 이동국이 결정지었다. 대구는 선취골을 허용했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실점에 굴하지 않고 반전을 도모했다. 세징야의 슛이 골대를 맞추고 연이은 공격은 아쉽게 골대를 반 뼘 빗나갔다.
후반이 시작되었다. 한 골 차이는 심리적 위축이 없었다. 언제든지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땀구멍이 열리기도 전에 로페즈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취약 부분이 여과 없이 노출되었다. 대구의 아킬레스건인 초반 실점이 반복되었다. 동점이나 역전은 전력이 비슷한 팀에서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강팀의 조건 중 하나인 수비력 강화 필요성을 절감한 경기였다.
맞부딪친 경기에서 창은 대등했지만 방패 싸움에서 뒤졌다. 에드가, 황순민, 오후성이 차례로 투입되어 반전을 도모했지만 국가 대표 수비수들이 즐비한 그들의 검증된 성벽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 실력 차이를 실감했다.
관중석에서 베테랑 정선호와 기대주 정치인이 8번째 매진을 기록한 팬들과 한 마음으로 응원했지만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다행인 것은 서울도 갈지자 행보로 승점 획득에 실패한 점이다. 벼랑 끝 희망은 남았다. 수비수들의 자신감 회복은 남은 경기 숙제다.
대구FC엔젤클럽 안상영 엔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