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1
대구FC 건아들이 휫파람을 불며 연승 사냥에 나선다. 상대는 지난 시즌 5위팀 FC서울이다. 시즌 초반 부진한 용병 농사로 속앓이를 했지만 아직 떡잎인 줄 알았던 영건들이 치열한 내부 경쟁을 거쳐 새싹으로 돋아나며 희망을 주고 있다. 김경준, 김대원, 박한빈, 정승원이 그들이다.
시즌 초 6경기 2득점의 빈공에서 강원전 멀티골을 넣으며 반전에 성공했다. 대구는 강원을 4연패로 몰아 넣고 첫 승을 신고한 반면 서울은 울산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21일(토) 경기는 두 팀 모두 강등권 탈출 및 중위권 도약을 위한 중요한 일전이라 승점 1점보다 3점을 욕심낼 것이다.
FC서울은 지난 시즌 대구에게 많은 승점을 선물했다. 암울했던 시즌 초반 서울이 이자없이 준 보리쌀 서 말로 춘궁기를 버텄다. 대구가 1R에 거둔 2승중 1승을 서울을 상대로 챙겼으며 시즌 상대 전적 또한 1승2무로 대구가 우위였다.
FC서울은 지난 5R 수원과 슈퍼매치를 치루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 역대 최소 관중으로 차려진 밥상에 영양가 없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원성이 높았다. 다행히 6R에서 포항을 물리치고 첫 승을 챙기며 자존심이 상해 있던 황선홍 감독이 기력을 회복하는듯 했지만 7R 울산 원정에서 재발한 골 변비 현상으로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지난 시즌 아챔 진출이 무산되어 절치부심하고 시작한 이번 시즌은 잔뜩 들어간 어깨 힘때문에 시행착오를 격고 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무조건 공격해 올 저들의 만만치 않는 공세도 대구의 검증된 포백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구팬들은 서울이 달갑지 않다. 지난 시즌 골 문 앞에서 헛발질을 하며 팬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던 에반드로를 골잡이로 만들어 놓았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보쌈해 갔다. 수원에게 데얀을 빼앗기고 대구에게 화풀이를 한게 얄밉지만 합법적이라 속앓이만 했다. 이번 경기에서 그들의 선택이 과욕이었음을 우리의 젊은 선수들이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선수 생활 마지막은 대구에서 라스트 모히칸이 되어 주길 바라는 박주영을 볼수 있을지 궁금하다. 세월을 비켜가지 못하는 왕년의 축구천재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불화설 봉합을 위해 절치부심한 그의 발끝이 대구 골문을 향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지만 건강한 모습은 보고싶다.
서울도 용병앓이를 하고 있다. 일본 무대를 누비던 공격수 안델손을 영입하여 골 사냥을 맡겼는데 7경기 무득점으로 황감독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대구는 시즌 최고의 상승세다. 용병들의 부침에 좌우되었던 경기력이 젊은 선수들간 내부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가 배가 되었다. 골 맛을 본 김경준이 그동안 허기진 배를 채울려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빌 것이다. 터질듯 말듯하다 아쉽게 퇴장당한 정치인의 활약을 벤치에서 지켜본 김대원과 정승원도 출발선 위의 경주마처럼 달릴 준비를 완료하고 기회만 기다리고 있다.
성적이 바닥을 치면서 용병 가족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경기마다 밝은 미소로 응원석을 밝혀주던 브라질 미녀들이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시즌 첫승으로 신바람을 낸 성적 덕분에 서울 원정에서는 용병 가족들의 건강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