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2
미안하다 현무야 !
잘 다녀와요 형 !
둘은 어색한 만남이었다. 조현우는 와일드 카드로 인해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 좌절된 포항 골키퍼 송현무에게 승리를 양보하며 후배의 기를 살려 주었다.
17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된 18라운드 포항과의 홈 경기는 절박함의 차이였다. 2연승으로 치고 올라가며 반 숨 돌린 대구와 4경기 무승으로 벼랑 끝에 몰린 포항은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대구는 연승 멤버를 투입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러 나섰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세징야가 포항 골키퍼 송현무와 1:1로 맞섰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지만 예열 부족으로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은 양팀 모두 진검을 꺼내지 않았다. 대구는 3-4-3으로 맞서며 용병 트리오에게 공격을 맡기고 수비를 강화했다. 포항 또한 4-3-3 공격 전형이지만 게임메이커 채프만을 후진시켜 대구의 역습을 차단하며 안정을 취했다. 포항의 오른쪽 풀백 이상기의 간헐적 오버래핑이 눈에 띄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승리가 절실한 포항의 최순호 감독이 먼저 승부수를 띄웠다. 전반 활동량이 부족했던 정원진과 레오가말류 대신 이광혁과 이근호를 투입하여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결국 양쪽 백의 활발한 오버래핑이 강상우의 결승골로 결실을 맺었다.
산프레체 히로시마전 포함 직전 5경기에서 3승 2무로 다져진 조직력의 허점을 포항에게 간파 당하고 풀 타임 경험이 부족한 류재문과 황순민의 한계에 도달한 체력으로는 승리를 담보할 수 없었다.
대구는 실점 후 지친 황순민과 고재현 그리고 류재문 대신 정선호와 정승원, 조석재를 차례로 투입하여 반전을 노렸지만 골문을 열 용병선수들은 이미 지쳐 있었다.
세징야는 팀 3연승과 자신의 20-20클럽 가입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지만 절치부심한 포항 골키퍼 강현무의 신 들린듯한 선방 앞에 그 또한 아홉수 징크스를 비켜갈 수 없었다.
직전 경기 대비 1/8로 격감한 팬심으로는 3연승이 언감생심이었다. 싸늘하게 식은 응원단 앞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눈을 맞출 수 없었다.
그나마 계절 특미 권일경 엔젤의 수박화채와 김미숙 엔젤의 매콤 김밥을 처음 오신 신입 엔젤님들과 나눠먹은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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