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7
대구FC는 26일 저녁, 수원 삼성을 DGB대구은행파크로 불러 도장깨기를 시도했지만 만만치 않은 저항에 부딪치며 승점을 나누는데 만족했다.
수원 응원단의 성가심은 예상한 바 였지만 지근거리에서 지르는 함성은 기존 원정팀들과는 차원을 달리했다. 그들은 숫자도 많았고 조직력도 훌륭했다. 소수 정예로 명맥을 이어온 그라지예가 올 시즌 증가된 응원단과 함께 맞불을 놓았지만 울림의 여운까지는 따라가지 못했다.
캡틴 한희훈이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전했다. 김우석을 우측 윙백으로 전진시켰다. 부상으로 결장한 황순민은 응원석에서 팬들과 호흡을 함께했다. 올 시즌 세 번째 리저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임재혁의 출전을 기대했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볼 수 없었다.
20분경 세징야의 연결을 받은 김우석의 한 발 빠른 크로스가 김대원의 머리로 갔지만 한 뼘이 부족했다. 속공에서는 부족함이 없던 그의 하드웨어가 공중볼에서는 못내 아쉬웠다.
김우석은 수 차례 측면 돌파 후 크로스로 에드가의 머리를 겨냥했다. 잠잠하던 대구의 측면 공격이 살아나며 수원 수비진의 발목을 묶었다.
29분경 대구의 공세에 좌불안석이던 이임생 수원 감독은 움직임이 둔하던 바그닝요를 빼고 한의권을 조기에 투입시켰다.
주심 고형진은 팬들의 볼거리를 위해 재량권 범위 내에서 단절없는 경기를 운영하며 그라운드를 용광로처럼 달구었다.
36분경 수원의 최성근이 세징야의 발을 걸었다. 홈팬들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예상했지만 팽팽한 경기의 기울어 짐을 방지하기 위한 심판의 어색한 미소가 애처로워 보였다. 수원은 거칠었다. 부족한 경기력을 투박한 몸싸움으로 보전하려 경고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대구는 상대 팀보다 6경기를 더 뛴 팀이라고 믿기지 않았다. 관록을 믿고 기세 등등한 수원도 신흥 강자를 인정했는지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김대원, 세징야, 에드가의 조직력이 빛을 발했지만 골을 만들지는 못했다.
체력적 열세를 인정하기 싫은 공격진이 최선을 다 했지만 내재된 피로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눈을 깜박이는 것도 허용하지 않으며 영화 같은 전반이 지나갔다.
안드레 감독은 후반 중반 장성원, 정선호, 박힌빈을 차례로 투입하여 공세를 이어갔다. 수원도 84분경 한의권이 회심의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정규 시간 종료 직전 에드가의 슛이 골망을 갈랐지만 손이 관여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비겼지만 경기 내용은 펠레스코아 못지 않는 흥미를 선사했다. 대구는 아쉽지만 홈 무패 행진에 만족했다.
바쁠 때는 부지깽이도 거든다고 하는데 베일에 쌓여 있는 다리오가 궁금하다. 급하게 데려온 선수가 다 성공할 수는 없지만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묵히는 것은 팀이나 선수에게 모두 이롭지 않다. 조건이 비슷한 주중 울산전이 기대된다.
대구FC엔젤클럽 안상영 엔젤